이무기와 서낭신-1.
_~_+
오랫만에 써봤습니다.

세기초 망상전설 - 텐션을 되찾아라!






“교자아아아아아~앙!!!”

여름방학기간이지만 딱히 피서계획을 세우지 않아 교장실에서 한가로이 책을 읽던 교장은 갑작스레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온 소녀를 주시했다.

“응? 무슨 일이야? 소룡.”
“그, 그게 말야!!”

소녀는 교장의 한손을 덥석 잡고는 위아래로 크게 휭휭 휘둘러 교장을 걱정스럽게 했다.
교장은 익숙한 듯 차분히 다른 한손으론 소녀의 몸을 안고 등을 다독이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교장의 다독거림에 소녀는 바람이 빠지는 것 같은 긴 한숨을 내뱉으며 교장의 몸에 기대며 안정을 되찾았다.

“자자. 무슨 일 있었어?”
“응. 그게 말이야... 나 알 밴 것 같아...”
“무리해서 놀아서 근육이 뭉쳤나보네. 내가 주물러 줄게.”

교장은 소녀를 안아서 접대용 소파에 눕히곤 다리부터 시작해서 허리와 어깨까지 살살 주물러 주었다.
소녀의 몸은 교장의 손으로 어깨가 완전히 잡힐 정도의 작은 소녀의 몸에 성격은 보통의 여자아이 같아서 그는 이무기를 어린 소녀로 대하고 있었다.
이무기라서 특별히 두려움을 품거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소녀가 호들갑스러운 건 자주 있던 일이라 별다른 생각 없이 정성스레 소녀의 몸을 주물러 주는 교장.
소녀는 교장이 주물러주자 몸을 움찔거리며 낮고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후아아아... 교장이 나의 몸을 만져주는 건 언제나 기분 좋아...가 아니라!!! 캬아아악!! 교장! 교장! 나 말이야 교장의 알을 품은 것 같아!!”

소녀는 교장에게 안마 받는 게 기분 좋아서 그에게 할 말이 있던 것을 잠시 잊어버리고 편하게 있다가 다시금 할 말이 떠올라 ‘캬악!‘하며 안락함에 젖어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린 자신에게 신경질을 내며 외쳤다.

“나의 알?”

교장은 알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지식인인 그가 생각하기엔 절대로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새나 파충류의 알 말야?”
“응. 나와 교장의 아이를 가졌어. 이걸 임신했다고 하는 건가?”
“응? 아아...”

교장은 사실 소녀와 자신이 짙은 애정행각을 하는 것에 대해 둘 사이에서는 아이가 나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근래에 소녀의 배가 조금씩 부풀었다는 것을 생각해 내었다.

...

-밥을 너무 많이 먹은 거 아냐?
-에헤헤. 너무 맛있는 걸. 근래 들어서 더 땡긴단 말이야.
-그래? 그럼 더 먹을래?

...

인간과 뱀.
같은 류도 아닌 존재가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는 소녀와의 애정행각에 피임을 하지 않고 했었다.
허나 이내 그녀의 존재자체가 기존에 있던 상식에서 벗어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인지하고는 그녀의 임신사실을 기쁘게 받아드렸다.

“산란하는 건 아플 텐데 괜찮겠어?”
“응? 응. 조금은 아프지. 내가 뱀일 적에 경험한 걸로는 말야.”
“응?”

교장은 이무기인 소녀의 과거에 대해서 잘 묻질 않았다.
가끔가다 지역사회의 역사에 대해서나 궁금한 것에 대해 물었을 뿐.
묻지 않은 이유는 그녀의 과거를 알면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는 마음이 넓긴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소녀가 자신 외에 다른 이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그녀에게서 듣고 싶지 않았다.
그 덕에 교장은 조금 굳은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보자 소녀는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배에 가져갔다.

“아쉽지만 인간의 아이처럼 움직이진 않을 거야. 알이니까... 그리고 뱀에게 질투하지 마. 교장은 인간이라구.”
“하하...”
“내가 뱀일 시절은 그냥 보통 뱀과 다름없이 동물적인 본능만 가졌을 때니까... 이무기가 되어서 이성을 가졌을 때는 그때가 좀 부끄럽긴 해. 음, 인간으로 치자면 철모르던 시절의 한 행동이 부끄럽다고 하는 걸까? 하지만 말야. 교장, 내가 언젠가 용이 된다면 지금 교장과 함께 한 일을 부끄럽다곤 생각하지 않을 거야... 응. 행복한 추억...이라구..”

그 말을 마치며 소녀는 교장에게 살며시 안겨들었다.
소녀는 자신과 교장의 얽히어진 인연의 실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떠올리자 감정이 복받쳐 울먹이며 교장에게 안겨든 것이다.
인간과 이무기의 명은 같지 않다.
하물며 이무기가 용이 된다면 영겁의 세월을 살아나간다.
그 영겁의 세월에 첫 사랑인 교장의 죽음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소녀는 가슴에 계속 품고 살아갈 것이다.

교장은 그때서야 자신이 철부지 아이 같은 생각을 한 걸 알고서 자신의 품에 안겨든 소녀를 꼬옥 껴안으며 다독여주었다.
그리고 그도 역시 소녀의 고민과 같은 고민으로 불안한 마음을 잊으려 소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가 깊은 입맞춤을 나누며 소녀와 영원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순간을 맛보며 접대용소파로 소녀를 데려갔다.

...
...

“아이의 이름은 아빠인 교장이 지어줘.”

접대용소파에 누운 푸른 비단옷을 덮은 반라의 소녀가 교장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교장은 벗어 놓았던 옷을 입으면서 아이의 이름을 떠올려보았다.

“그럴까... 그럼 성룡으로 해볼까?”
“에에에?! 저번에 본 영화에 나오는 웃긴 아저씨이름으로 할 거야?”
“넌 이소룡 영화보고선 내 보고 ‘저 배우 이름이 뭐야?’라고 묻고선 ‘이름 좋네. 내 이름도 저 사람 이름으로 할래. 소룡이라고 불러줘.’라고 했으면서.”
“에에이. 성룡아저씨는 웃기고 이소룡님은 멋지다구. 그러니까 아이에겐 멋진 이름을 붙여 줄 거야!”
“그럼 뭐로 할 거야?”
“으음.. 응? 교장. 잠시만.”

아이의 이름문제로 교장과 토닥거리던 이무기는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자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창밖을 내다보았다.
소녀가 갑자기 무슨 기척을 느낀 듯 그런 행동을 보이자 교장은 그녀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야?”
“우리가 전에 만난 적이 있는 높으신 분이 직접 이곳까지 행차하신 것 같아. 윤달이니 휴가인가 보네. 히히. 연락도 없이 움직이다니 수호령이 좀 놀라겠는걸.”
“높으신 분? 윤달?”

소녀가 교문을 바라보자 교장도 따라 바라보며 높으신 분이 누굴까 궁금해 같이 교문을 바라보았다.

교문엔 노란완장을 찬 검은 뿔테안경을 쓴 전형적인 모범생이미지의 단발머리 소녀가 서있었다.
교복 같은 옷을 입고 있어 여중학생으로 보였지만 이곳은 초등학교.
거기다 그 소녀의 귀가 있을 곳엔 귀가 없고 머리위로 옅은 갈색의 개과의 짐승의 귀가 나있었다.
노란완장에 적힌 수호령이라는 문구가 그녀가 이 학교의 수호령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교장은 이무기가 그에게 영적인 눈을 트여줘서 수호령과 대화를 나누게 된 이후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허나 이무기가 지금의 교장과 만나기 이전, 이무기는 매번 아이들이 소풍갈 때마다 비를 내려서 당연히 학교의 수호령은 이무기와 사이가 나쁜 상태였다.
그래도 교장의 노력(?)으로 이무기는 분노가 풀려 더 이상 학교에 해코지를 하지 않고 교장을 도와서 학교에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오랜 그녀들의 앙금은 아직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아 만나면 으르릉 대는 사이가 좋지 않은 둘 사이에 교장이 들어가 융화해주며 둘의 사이가 좋아지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
...
...

교장과 이무기가 서로를 탐닉하던 때.
그녀는 지금은 아무도 없는 교문 옆 수위실 안에서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었다.
지금은 윤달 기간, 2-3년 마다 오는 윤달은 양력의 계절에 맞추기 위해서 음력으로 한 달이 한 번 더 생긴 기간이다.

수호령에겐 윤달기간은 잡귀라던지 요괴가 설치지 않는 기간으로 휴일이라곤 음력으로 ‘9, 0’이 일의 끝에 붙는 ‘손 없는 날’을 제외한다면 2,3년 만에 한번 돌아오는 일종의 정기 휴가기간이다.
그래서 학교의 수호령은 평소의 긴장을 풀고선 자신의 집인 수위실에서 교장이 빌려준 책을 읽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읽는 것이 아니라 옅게 남겨진 그의 체취를 맡으며 교장과 이무기가 서로를 탐하는 것을 엿보면서 자신이 이무기 대신 교장에게 사랑받는 망상을 하고 있었다.

“하...하웅.. 선생니임...”

수호령은 교장을 연모하고 있다.
학교와 학생들에게 잘 대하는 교장을 보며 존경하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게 된 이후엔 점점 존경심 말고도 연모의 감정이 싹트게 되었지만 이미 그의 곁에는 이무기가 있어서 다가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끔 여유가 있으면 이렇게 교장들을 엿보거나 망상을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와-우웅. 선생님... 꺙- 선생니이임... 그곳은... 에에?”

허나 갑작스럽게 강한 기운을 가진 자가 이곳을 행해 오자 깜작 놀란 수호령은 수호령으로서의 의무를 위해 옷을 추스른 후 교문으로 나갔다.
수호령은 그 존재가 자신의 유희를 방해한 것에 대해 조금 화가 났지만 그 존재가 누굴까라는 호기심에 쫑긋 귀를 세웠다.

...

“딸랑. 딸랑.”

잔잔한 방울소리가 학교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소리의 주인은 맨발의 소녀.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를 오색 비단 머리끈으로 정리하고 꼬까옷 같은 귀여운 색동저고리와 붉은 한복치마를 입고 발엔 방울이 달린 새끼줄을 감은 맨발의 소녀였다.
소녀의 모습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들 바라볼 모습이지만 지나가던 행인들은 그녀가 존재 하지 않는 듯 그냥 지나갔다.
소녀는 성큼성큼 교문을 향해 걸어오더니 기세 좋게 수호령을 향해 아랫사람을 부리듯 말했다.

“여봐라. 수호령. 이 학교의 장을 불러 오거라.”

소녀의 어조와 위세가 너무나도 당당하여 수호령의 경계심이 수그러들었다.
물론 맨발소녀의 수호령보다 몇 십 배나 강한 영적인 기운도 한 몫 거들었지만.
수호령은 갑작스런 소녀의 명령조에 놀랐지만 한편으론 맨발소녀의 기운이 탁한 기운이 아닌 맑은 기운이라 악귀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했다.

“교, 교장선생님 말입니까?”
“그렇도다. 이곳의 장이라면 교장 말고 누가 있겠는고?”
“어디의 누구시라고 전해 드릴까요?”
“봄소풍때 만난 서낭신이 찾아 왔다고 전해주거라.”

맨발의 소녀는 자신을 서낭신이라고 밝혔다.
서낭신은 서낭당에 거주하는 신으로 보통 서낭나무를 본체로 두는 일종의 토지신이다.
보통 토지신은 자신의 구역에서 벗어나는 일이 별로 없어 수호령 역시 학교를 벗어나지 않아 학교가 속한 토지의 토지신을 제외하곤 다른 토지신을 본적이 없다.
그래서 보통 자신의 토지를 떠나지 않는 토지신이 자신의 토지를 벗어나 이곳에 온 일에 잔뜩 긴장한 수호령...

-혹시 교장선생님께서 서낭님께 실례되는 일이라도 한 걸까?
-아, 아냐. 교장선생님께선 그런 짓을 하실 분이 아니잖아.
-그냥 친구분이실까?
-어떻게 하지?...

이렇게 수호령이 고민에 빠진 사이 서낭신은 그녀의 망설임이 신경이 쓰였다.

“어허. 문 생각을 그리 깊이 하는 겐가?”
“아우... 저어. 실례지만 교장선생님과 어떤 사이신지요?”
“친우일세. 흠? 후후. 그런가. 내가 교장에게 해코지 할 거라고 생각했는가?”
“네에... 죄송합니다...”

거짓말을 못하는 수호령은 서낭신에게 고개를 숙였다.
서낭신은 가볍게 웃음으로 넘기며 수호령의 어깨를 두드렸다.
허나 수호령보다 키가 작은 서낭신으론 팔을 쫙 뻗어서 조금 힘겹게 톡톡 치는 거지만...
보통 자신의 토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토지신이 갑작스런 다른 토지로의 방문은 아직 어린 수호령에겐 처음 접하는 일이었을 거라 서낭신은 어른답게 이해해주었다.

“괜찮네. 본신이 미리 찾아오겠다는 언급이 없이 오니 놀랐을 테지. 그럼 이제 교장과 이무기를 불러 오지 않겠나?”
“아. 네. 잠시 경비실에서 기다려주세요.”
“알았네. 근데 입이 심심한데 뭔가 먹을 건 없는가?”
“초콜릿도 괜찮으신가요?”
“응. 단건 좋아한다네. 오오. 이거 새로 나온 과자인가? 본신이 먹어도 괜찮은가?”

경비실의 책상 위에 놓인 신상품인 스낵봉지가 서낭신의 눈에 띄었다.
서낭신은 어린아이마냥-물론 겉보기는 아직 어린소녀- 새로 나온 스낵봉지를 들고 기대에 찬 눈으로 수호령을 바라보았다.
일단 급이 매우 낮은 수호령으로선 상급자인 서낭신, 그리고 교장의 친구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괜히 오해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고...

“아우... 드세요.”
“응. 잘 먹겠네.”

과자봉지를 능숙하게 부욱 찢어서 안에 있는 과자를 꺼내 먹어보는 서낭신.
요새 사람들이 서낭신에게 제물로 과자를 올리는 일이 굳이 없다라고 볼 순 없다.
신에게 제물을 받치는 존재는 인간.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신에게 올리지 싫은 것을 제물로 신에게 바치지 않는다.
어린 아이가 신에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인 장난감이나 과자, 사탕을 제물로 바치는 일도 있으니...
아무튼 신에게 제물을 받치는 행위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신에게 받쳐 간절히 이루고 싶은 소원이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를 위해 신에게 비는 행위이다.
이것은 제물을 올리는 자의 마음가짐, 즉 신앙심이 신에게 받쳐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호령이 과자를 서낭신에게 줘도 신앙심상으론 문제가 없다.
허나 수호령이 자신의 제물을 서낭신에게 뺏기는 이 상황은 자신이 아직 맛도 못 본 과자인데다 중요한 건 교장이 자신에게 선물로 준 것을 입도 대기 전이라 수호령의 입장에선 정말로 가슴속에선 피눈물이 나고 있었다.

“음. 음. 맛있구나. 제자에게 다음번에 사달라고 해야겠군.”

아삭아삭 과자를 맛있게 먹는 서낭신을 뒤로하고 서낭신은 교장들을 데리러 나섰다.
허나 서낭신의 맛있게 먹는 모습에 수호령은 계속해서 그 모습이 계속 마음속을 웅클웅클 어둡게 만들어갔다.

-흑... 아껴둔 건데에--- 윤달 미워!!!

직접적으로 서낭신에게 미워하지도 못하고 애꿎은 윤달을 원망하는 수호령이었다...
아끼면 안 될 때도 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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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여 | 2009/10/20 02:31 | ┗환상종 모에SS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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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dalin at 2009/10/20 17:57
[경]동네방네 잡귀와 요괴들의 하렘을 가진 교장선생[축]
Commented by 레여 at 2009/10/24 08:36
하렘물이라_~_ 하렘물이었던가;
Commented by 잿달 at 2009/10/22 22:21
갈수록 化物語~
Commented by 레여 at 2009/10/24 08:37
인간이 아닌 것들을 좋아합니다_~_
Commented by 새누 at 2009/11/21 12:22
과연 교장은 비범한 인물이었던건가. 한국의 지나가는 선비의 맥을 잇는 인물인듯.
근데 알이라... 태어나면 알에서 태어난 선조분들처럼(?) 잘나가는 인물이 될까나요.
Commented by 레여 at 2009/11/22 02:02
흠 보통 혼혈은 위대한 인물이었죠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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